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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중심에 너 홀로 서라'를 읽고...

시스메 2020. 1. 10. 21:48

세상의 중심에 너 홀로 서라 - 랄프 왈도 에머슨

 

세줄 요약 : 우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다. 내 안에 모든 것이 있으니 자신감 있게 살아라.

기존 질서와 다른 이견이라도 위축될 필요 없다. 남이 뭐라하건 신경쓰지 말고 자신을 믿고 자신의 뜻을 펼쳐라.

사랑은 영혼을 완성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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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있는 태도를 강조하고 남에게 휩쓸리지 말라고 말하는 저자의 메세지가 마음에 들었다.

다만 나는 자아조차도 자신의 힘으로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기에 다소 비판적으로 읽었다.

 

책 중 문구 '질투는 무지이다.'

나도 그렇게 생각했었다. 뭔가 가진 사람이 그것을 가지려 얼마나 노력했으며

또 가지고 있으므로써 얻게 될 고뇌와 고려 사항, 고통이 수반되는 것을 알고있기에 부럽지 않았다.

하지만 생각을 더 해보니 다른 예시를 생각할 수 있었다.

굉장히 가난한 나라의 국민이 선진국에 사는 사람을 본다면 부러워하지 않을 수 있을까.

우리는 처음부터 가진 것이 다르다.

소유의 차이는 오로지 운에 의해서만 결정된다.

나의 재능도, 내가 노력할 수 있는 밑받침이 되어주는 시스템에 내가 맞는 사람인지도, 내가 어디에 태어났는지도, 나의 주변 환경도, 나의 부모도.

전부 다 운에 의해 좌우되는 것이다.

애초에 남을 착취하는 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이 사회에서 피착취자는 착취자를 질투하지 않을 수 있는가?

 

자신감 있는 태도를 가지고 세상에 나의 사상을 펼치는 것, 좋은 얘기다.

하지만 '나'가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모든 시스템은 '나'가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방식, 내가 생각할 수 있었던 이유, 내 노력 모두 모두 남을 착취하는 시스템 하에서 이뤄질 수 있었다.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이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남에게 빌려온 것이라는 생각을 해야만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난한 이를 위해 베풀지 말자는 개소리를 지껄이는 저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비범인에 관하여 말하는 모든 철학은 정치학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소수자와 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철학은 탁상공론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왜냐하면, 당신이 가졌다고 생각하는 그 모든 것은 당신의 힘으로 얻은 것이 절대로 아니고 운이 좋아 손에 넣었을 뿐이기에

현 시대의 시스템은 소수자와 약자를 밟고 만들어졌으므로 이들에 대하여 논하지 않는 이론은 탁상공론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소유할 수 없다. 자신조차도.

하지만 이 부분에서 나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능력이 있는데, 내가 가진 모든 것은 나의 것이 아니고 내가 운이 좋아서 얻었다며

타인과 100% 공유하게 된다면?

사회에 도움이 되는 모습일까? 

우리는 어떤 태도로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바라봐야할까. 

자아와 피아를 구분짓은 것은 무엇인가.

가치 생산능력이 뛰어난 사람은 로또 맞았다고 생각하되 이들에게 세금을 많이 물리면 될까?

무엇이 옳은걸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고 철학 책을 더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