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회 조주기능사 실기 독학 합격 후기(휘경동) 취미생활2024. 3. 21. 19:13
[조주기능사 도전 계기]
코로나 시절 약속을 못나가다보니 홈텐딩이 취미가 됐었다.
집에 친구들 불러서 달달한 칵테일 만들어 마셔보고, 점점 독주를 마시기 시작하고 이것저것 술 다 접해보고...
그때 건강을 망쳐버렸지만 내 취향의 술을 만들고 마시는게 굉장히 즐거운 일이라는걸 알게됐다.
좋아하는 일이라면 자격증 하나쯤 있어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 좀 덜바빠진 24년도에 필기 및 실기를 준비했다.
[조주기능사 필기 후기]
너무 쉬워서 뭐 할말이 없다.
맨날 술 만들어 마시다보니 기본 지식은 다 가지고 있었고,
인터넷에 떠도는 요약본만 한번 읽어보고 출퇴근길에 인터넷으로 모의고사 한 5개 쳐봤는데 매번 합격점 넉넉하게 넘더라
그대로 공부 안하고 시험 봤더니 70점으로 합격했다
[조주기능사 실기 시험신청]
일단 시험장을 좀 가까운 곳을 잡고 싶었는데, 그 날 놀러가있어서 오전 10시에 시험 신청하는걸 까먹었다.
대신 2시쯤 들어가보니 휘경동 시험장 점심 타임이 다행히 남아있어서 감사해하며 신청했다.
거의 1시간 30분 걸려 시험장으로 달려간건 좀 슬픈 부분이었다.
[조주기능사 실기 시험준비]
시험 준비는 출퇴근길에 가끔 칵테일러 어플로 레시피 보고 공부 거의 안했다가 하루 전날에 벼락치기 했다.
야근 끝나고 집에와서 밤에 조금 시험 당일 아침 조금 시간내서 40개 레시피 다 외웠다.
시험 준비때문에 따로 술을 만들어보진 않았다;
예전부터 취미로 다이키리, 마가리타, 피나콜라다같은 술은 만들어 먹었었고, 지금도 집에 술이 많다.
달달한 술을 좋아하다보니 시험장에서 쓰이는 사워믹스나 파인애플주스 등등은 거의 다 한번씩 써본 재료들이었어서 괜찮겠거니 하고 레시피만 달달 외워서 시험치러 갔다
플로팅 같은 기법조차도 따로 연습 안해보고 갔다.
레시피를 보니 술 밀도 차이가 심해서 쌓기 좋은 술들일 것 같았다.
예를 들어 그레나딘 시럽같은 경우 굉장히 무거운 술이니.. 푸스카페 같은건 그냥 대충 해도 쌓일 것 같더라.
일단 시험 치러 가는길이 즐겁기만 했다. 혹시라도 떨어져도 그냥 다시 치자 싶었고.
집에 모든 재료가 다 있진 않다보니 술 만드는 것 자체가 재밌을 것 같았다.
학원을 안 다녔다보니 좀 간과할수 있던 부분은 조선 바텐더 유튜브 한번 보고 갔다
손씻기, 플로팅할땐 티스푼은 티스푼 물잔에 한번 헹구고 행주로 닦기, 잔 칠링은 필수, 코스터에 술 내놓기, 가니쉬는 손으로 만지지말기, 행주는 2개 가져가서 하나는 손 닦고, 하나는 기구나 스푼 닦을때 쓰면 좋다. 옷은 걍 깔끔하게 셔츠에 슬랙스 입었다.
[조주기능사 실기 시험장 - 휘경동]
시험 며칠 안남기고 검색해보니 술이나 도구들 배치가 잘 되어있는 시험장이라고 하더라.
멀어서 처음엔 좀 그랬는데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
시험장 구조에 대해서도 좀 파악해두고 갔다.
시험장 건물이나 배치가 되게 잘 되어있어서 대기실도 따로 있어서 일찍 도착해서 계속계속 레시피를 외웠다.
시험 시작 정각에 감독관분이 오셔서 번호표를 뽑고, 앞번호가 나와 감사하게도 빨리 시험장에 들어갔다
감독관분이 큐넷 홈페이지에 있는 안내 종이를 주셨고, 시험장의 술이나 도구 배치가 어떻게 되는지 간략한 안내도 해주시고, 시험 실격 조건 등등 설명을 해주셨다.
여기는 프로스트 얼음이 따로 있어서 블렌더 사용시 꼭 이 얼음을 써야한다고 했고, 럼의 경우 특정 칵테일을 제외하고는 아무거나 써도 된다 등 안내를 해주셨다.
나는 추가로 칠링 필수인지, 앞치마 써도 되는지 질문했다. 칠링은 필수였고, 앞치마는 입어도 된다고 했다.
인터넷에 아무리 검색해도 알 수가 없었던 궁금증은 결국 가서야 알게되었다.
뒷번호 사람들은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까지 가져온 종이나 태블릿PC 가지고 계속 공부할 수 있었고,
조주기능사 시험 안내 종이에 필기를 해도 되다보니 이 종이를 시험장에 들고 들어가도 되는지 궁금했는데
종이는 본인 짐들과 함께 둬야해서 해당 종이는 시험 볼 때에는 볼 수 없었다.
시험장 안 구조는 아래와 같은 느낌이었다.
양옆은 술 찬장으로 서로 못보게 막혀있고, 내가 만드는 과정은 바로 앞에있는 감독관이 계속 보고있다.
감독관 등 뒤에 화이트보드와 시험 잔여시간을 알리는 전자시계가 아주 크게 있다.
시험자 등 뒤에는 싱크대와 잘 안쓰이는 술(전통주, 베네딕틴, 그랑마니에르 등)이 있고
눈 앞에는 작업대와 술 잔을 제출하는 숫자 표시가 있었다.
제작대는 정확히 기억이 안나서 참고만 하길 바랍니다. 저는 책임지지 않습니다!
술 몇층에 뭐가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나고, 블렌더도 어디있었는지 기억이 안난다.
[조주기능사 실기 제조 과정]
짐 바리바리 싸들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내 앞에 분이 공을 뽑았고, 직후 시험장 안으로 짐을 들고 들어갔다.
한명씩 제작대에 들어가고, 2분 동안 배치를 살펴봤다.
인터넷에서 보고갔던 구조와 유사하기도 했고, 시험관분이 설명해주셨어서 배치를 익히는데 어렵지 않았다.
정신없이 코스터 위치 파악, 가니쉬 위치파악, 메인술 파악, 기타 술 앞뒤옆 살펴보고있으려니 2분이 순삭됐다.
시험이 바로 시작되고, 앞을 다시 보니 칠판에 문제가 영어로 나와있었다.
1. 준벅 2. 맨하탄 3. B-52
일단 굉장히 어려운 문제가 없다는데에 안도하며 손 씻고 행주에 손 닦고 앞치마 착용. 앞치마는 안해도 될거같았다 ㅎㅎ 시간만 쓴듯
콜린스 글라스와 칵테일 글라스를 왼쪽에서 집어들어 칠링 얼음을 쌓아뒀다. 만든 순서는 B-52 -> 준벅 -> 맨하탄
* B-52
플로팅 기법은 나중에 급하게 하려면 망칠거 같기도 했고, 칠링이 필요없는 B-52 먼저 만들었다.
다행히 그랑마니에르 위치를 2분동안 파악해놨기 때문에, 우측 2층?3층?에 붙어있던 깔루아와 베일리스를 꺼내고 뒤에서 그랑마니에르를 챙겨왔다.
플로팅 처음으로 해보려니 손이 떨리더라 ^^; 전 레이어 표면에 바스푼 대고 천천히 따라주고. 예쁘게 3층이 만들어졌다.
썼던 술은 다시 제자리로 놨다. B-52 재료들은 제자리로 돌려두길 잘한듯. 안돌려놨으면 진짜 정신없었을 것 같다.
* 준벅
준벅을 먼저 만든 이유는, 재료가 많다보니 시간이 오래걸릴 것 같아 더 먼저 만들었다. 그리고 맨하탄 레시피가 아주 정확하게 떠오르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다...
지거에 얼음넣고, 우측 3층에 좌르륵 있던 미도리, 말리부, 바나나, 좌측 3층에 있던 모닌 사워믹스와 파인애플 주스 떠내주고 레시피대로 투척 후 쉐이킹
콜린스 글라스에 바로 넣어주는데, 이 순간 2분 남았다는 감독관의 안내 멘트에 깜짝 놀랐다.
가니쉬를 준비하려는데 레몬 웨지를 썰다가 퍼뜩 정신을 차리고 체리 + 파인애플 웨지 준비 완료
과일은 웨지를 만들 수 있는 반갈 형태로 손질되어있었고, 파인애플은 동그랗게 하나 잘려있었다.
파인애플을 썰 때는 손을 댔지만, 옮길때는 체리픽으로 집어서 손을 안대고 잔에 대충 걸쳐 마무리했다.
여기부터는 술을 제자리에 돌려둘 시간따위는 없었다.
* 맨하탄
맨하탄 만들 시간이 너무 없었다. 기법에 대해 생각할 틈도 없이 내 손은 칵테일 글라스에 바로 버번 1 1/2온스를 때려박고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다행이었던 것 같다; 믹싱 글라스는 쓸 시간이 없었을듯
다행히 레시피가 조금씩 떠오르고 있었고, 스위트 베르무스 넣어주고 시간이 24초남아 그냥 체리픽에 체리 꽂아넣고 종료 종과 동시에 겨우 제출했다.
앙고스투라비터가 보이질 않아서 넣질 못했다.
2분동안 파악해뒀어야 했는데 평소에 마셔보긴 했지만 한번도 만들어본적은 없는 재료라 더 익숙하지 않았나보다.
*피드백
긴장이 풀리질 않아 내 왼쪽분 피드백을 잘 못들었는데; B-52 층이 안만들어졌다는 것 같았다. 옆에가 보이진 않았지만 잘 만드셨을 듯
나는 정신없이 만든 맨하탄 레시피에 대해 감독관분이 물어보셨고, 다행히 재료는 정확히 다 말했다. 시간이 없어 앙고스투라비터를 넣지 못했다고 변명 살짝 해주고... 기법에 대해 물어보셔서 너무 당황해서 셰이크라 말해버렸다. 감독관분이 스터링이라고 지적해주셨다.
그리고 B-52는 계량해서(지거를 써서) 플로팅한다고 알려주셨다. 해본적이 없어서 몰랐다 ㅋㅋㅋ 병째로 잡고 플로팅 하고 있었다. 실무자들은 걍 병째로 플로팅 한다고 말해주신거 보니 감점이 클 것 같진 않다.
준벅은 별 말 없는거보니 괜찮은 것 같다.
내 오른쪽 분은 미제출로 실격되었다.
*뒷정리
정신없이 따놓은 술 뚜껑 닫다보니 3분이 흘렀다... 직원분께서 설거지와 뒷처리를 해주셨다. 너무 죄송했다... 이 역시 해본적이 없어서 손이 너무 느렸다 ㅠㅠ
[조주기능사 실기 후기]
제출대를 보는데 나름 뿌듯했다.
내가 살면서 7분안에 칵테일 3잔을 만들 일이 있을까;
어쨌거나 3개 다 제출했다는 뿌듯함과 오랜만에 칵테일을 만들었더니 도파민이 빡 돌았다. 너무 기쁘고 즐거웠다.
그래도 술 3개 다 완작했으니 합격하지 않을까? 4월 결과 발표를 봐야겠다.
2024.04.09 : 실기 77점 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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